범죄사건 프로파일링/1990년 범죄사건

[강도] 1990년 1월 2일 택시운전사 실종 사건

정신분석 202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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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인권 경시풍조로 인해 하마터면 실종자가 「행려사망자」가 될 뻔했던 사건이다.

 

 

 

 

택시운전사가 영업을 하다 실종된지 4일만에 빈택시만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90년 1월 2일 오후 2시 5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별관 뒤 유료주차장에서 4일째 행방불명된 박철호씨(29·서울 강서구 공항동657의2)의 성광택시소속 서울4파3303 포니2택시가 빈차로 서있는 것을 때마침 부근을  지나던 같은 회사소속 택시운전사 김정원씨(33)가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했다。

택시안 운전석과 옆자리 시트는 흉기로 난자당한 듯 찢겨 있었고 운전사 박씨의 것으로 보이는 피가 묻어 있었으며 운행기록계가 부서져 있었다。

박씨의 가족과 회사측에 따르면 박씨는 1989년 12월 29일 오후5시 회사에 출근해서 차를 몰고나갔다가 이날 밤 10시경 집에 들러 식사를 한 뒤 다시 운행을 나가 귀사시간인 30일 새벽 5시까지 돌아오지 않은 채 소식이 끊겼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박씨로부터 계속 연락이 없자 1월 1일 새벽 경찰에 가출인 신고를 냈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30일 새벽 합승택시를 타고 가던 중 신림7동 부근에서 뒷좌석에 타고 있던 20대 2명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해 운전사를 구타하고 칼로 위협하여, 현금1만원을 뺏는것을 목격하고 달아났던 金모씨(35·회사원)의 진술을 토대로 동일사건인지에 대해 조사했다。



 

 

 

 



실종됐던 택시운전사 박철호씨는 사건 발생 6일만인 1월 4일 새벽 경기도 부천시 역곡동 가톨릭성가병원에서 빈사상태에 빠진 채 입원치료중인 것이 확인됐다。

박씨는 강도를 당한 후 범인들에 의해 길가에 버려졌다가 행인들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으나 관할 부천경찰서는 온몸에 상처를 입고 의식을 잃은 박씨의 신원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술취한 행려병자로 취급하고, 병원에 6일째 방치해둔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사건을 당한 뒤 12월 30일 오전 7시경 부천시 역곡동 한성연립 앞길에서 둔기로 뒷머리를 맞고 온몸이 흉기에 찔려 의식을 잃은채 쓰러져 있다가 행인들에게 발견됐었다。

행인들은 곧바로 관할 부천경찰서 역곡파출소에 신고하고, 경찰이 박씨를 인근 가톨릭성가병원에 입원시켰다。

 

발견 당시 박씨는 온몸이 피로 젖어 있었으며 손목시계와 비상금 3만원만을 지니고 있었다。

경찰은 박씨를 병원에 입원시키면서도 지문채취나 수배조치등 피해자 신원파악에 필요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3일 밤부터 입원중인 병원에서 간간이 의식을 회복했고, 『나는 택시운전사 박철호다』고 중얼거려 이 소리를 들은 병원관계자들이 4일 새벽 경찰에 신고해 박씨의 신원이 확인됐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일 사고택시 안에서 명함이 발견된 김모씨(28·회사원)를 조사한 결과 김씨가 12월 30일 새벽 1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방배1동 924 뒷골목에서 귀가하던 중 박씨의 택시에 합승했다가 뒷좌석과 운전석에 앉은 20대 3명으로부터 흉기로 위협받고 소형녹음기 1대와 현금 6천원 등을 빼앗긴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들 3인조 강도가 29일 자정을 전후해 박씨에게 상해를 입히고 택시를 빼앗은 뒤 몰고다니며 승객을 대상으로 강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한편 「행려주취자」로 처리돼 병원응급실에서 신음중 5일만에 신원이 확인된 박철호씨(29·운전사)에 관해 취재하러 간 기자들에게 파출소 직원들은 「당연한 것을 뭘 묻느냐」는 식으로 답변했다。

상부로부터 전화가 걸려오자 연신 『문제될 게 전혀 없습니다』고 자신있게 응답하던 파출소장 박모경위(47)는 당직일지를 확인하려하자 짜증스런 표정을 짓더니 박씨를 처음 병원으로 옮긴 윤모순경(28)의 개인근무일지를 마지못해 보여준뒤 서둘러 치워버렸다。

택시운전사라는 직업의 성격상 박씨가 쓰러져 있을 당시 술에 취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경찰이 내놓은 근무일지에는 수정액으로 먼저 쓴 글자를 지우고 그 위에 「행려주취자를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박씨를 데리고 온 경찰관이 취객이라고 말해 그런줄만 알았다』는 병원측 설명과는 달리 경찰은 『의사와 간호원이 먼저 「술에 취한 사람이니 술에서  깰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출소 직원들은 그러나 『설사 취객이라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5일이 넘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물음에는 묵묵부답이었다。

응급실에서 가톨릭의대 부설 성가병원 3층 중환자실로 옮겨진 박씨는 온몸을 붕대로 동여맨 채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朴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친 충격때문인지 사건 당시 상황은 물론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못밝히고 넋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 병원직원은 박씨가 이날 아침 소식을 듣고 달려온 여동생을 최근 둘째아이를 낳은 자신의 부인으로 잘못 알고 「여보」라고 소리쳐 한동안 병실이 울음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박씨는 경찰의 무성의로 자칫「행려사망자」가 될 뻔했던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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